1. 도넛의 유래
6세기 네덜란드 지역에 살던 게르만 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지나 새해로 넘어가는 기간에 황금빛 또는 튀김 빵을 만들어 먹었다. 올리볼렌은 기름을 의미하는 '올리'의 공을 의미하는 '불'이 붙은 이름인데 즉 기름에 튀긴 공이라는 뜻이다. 이 올리볼렌으로부터 현대의 도넛이 유래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도넛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도넛 하면 떠올리는 모양은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링 모양인데 공 모양이었던 올리볼렌은 어떻게 이런 모양의 도넛이 되었을까 올리볼렌을 튀길 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겉이 노릇하게 익어 건져도 정작 속은 안 읽는 경우가 많았던 건데 열이 겉에서 속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겉과 속에 익는 정도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과일이나 견과류처럼 꼭 익히지 않아도 되는 재료들로 속을 채웠다. 그러면 속이 덜 익어도 큰 타격이 되지 않았다. 어떤 학자들은 이게 도넛이라는 이름의 유래로 이어졌다고 보기도 한다. 19세기에 미국으로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이 올리볼렌을 영어로 번역하며 도넛이 되었다는 건데 이 가설에 따르면 '도우'는 반죽을 '넛'은 반죽에 넣던 견과류를 의미한다. 즉 도넛은 견과류를 넣은 빵이라는 의미가 된다. 초창기 도넛에는 과일이나 견과류가 있었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종류의 도넛을 찾아볼 수 있지만 원래 링 모양의 도넛은 없었다.
2. Coffee & Doughnuts
도넛에 구멍이 생긴 건 언제부터였을까 사실 이것과 관련해 확실한 설명은 없다. 하지만 많은 설명은 바로 이 인물을 가리키고 있다. 한 센 그레고리 그는 미국인 선장이었다. 누군가는 재료값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하고 누군가는 배를 조종하는 키에 걸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어쨌든 19세기 중반의 어느 시점에 한센은 링 모양의 도넛을 만들어냈고 19세기가 끝날 즈음 그것은 도넛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면 튀길 때 열이 겉과 속에 골고루 전해진다는 결정적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넛이 미국에서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제1차 세계대전이 계기가 되었다. 1917년 4월 미국이 전쟁에 참전했을 때 훗날 도넛 걸로 알려지게 되는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최전방에서 도넛을 군인들에게 제공했는데 한동안 전투식량만 먹어야 했던 군인들에게 갓 구운 도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이 때문에 1919년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귀향 군인들은 도넛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1919년부터 목격되기 시작한 도넛 광고들은 보병을 의미하는 도우보이와 도넛의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때 도넛이 어떻게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를 상상하도록 이끌어 도넛 소비를 자극했다. 여기에 1920년 아돌프 레빗이 최초의 도넛 기계를 발명하며 대량 생산할 수 있었고 도넛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쌓기 때문에 미국인이 사랑하는 아침 식사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1934년 영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에는 도넛을 커피에 적셔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1950년에 던킨이 등장하는 토대가 되는데 던킨이라는 기업명 자체가 음식을 먹기 전에 액체에 담가 적신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후 광고 등을 통해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도넛과 커피의 조합은 많은 사람에게 각인되었다. 1970년대에는 LA가 도넛 열풍의 중심지로 떠올랐는데 그건 당시 캄보디아에서 일어났던 하나의 비극 때문이었다. 캄보디아 공산당 크메르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 그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하면서 극단적인 공산주의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을 학살하는 범죄를 저질렀죠. 이것을 킬링필드 사건이라고 한다. 이때 크메르루주로부터 도망친 캄보디아 난민 상당수 미국으로 이주했고 그중 상당수가 로스앤젤레스 즉 LA에 정착했다. 테드 느고이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1975년에 LA로 이주해 1977년 현지인으로부터 한 도넛 가게를 인수했고 가게 이름을 크리스티 도넛이라고 했다. 크리스틴은 아내의 미국 이름이다. 느고이는 탁월한 사업 순환을 발휘하며 개업한 지 5년 만에 지점 수를 20개로 불렸는데 그의 성공은 이내 다른 이민자들의 모방을 불러왔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타국 생활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사람의 성공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성공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넛은 창업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초기에 몇 달만 기술을 익히면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게 이민자들이 소유한 도넛 가게가 늘어나면서 LA 도넛은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이민자들은 그들 자신의 문화권에서 이용하던 새로운 음식 재료와 조리 방식을 접목했고 새로운 도넛을 만들어냈다. LA 도넛은 어느새 LA의 다문화 전통을 상징하는 음식이 되었고 LA는 미국 도넛의 수도가 되었다. 네덜란드의 올리볼렌에서 미국의 도넛으로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아침이자 누군가에겐 위로였고 누군가에겐 꿈이었던 도넛 도넛은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동시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음식이다. 2013년 도미니크 안셜 셰프는 크루아상과 도넛을 합친 크로넛을 선보임으로써 도넛의 또 다른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도넛은 개당 열량이 높아서 많이 먹으면 안 좋다고 하지만 유독 지치고 힘든 날 달콤하고 쫀득한 도넛으로 자신을 달래주는 것도 사는 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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